트루소 밸리 트레킹을 하는 날이다.
이날은 주인아저씨가 일이 있어 못 데려다주신다고 대신 친구가 데려다주신다고 한다.
( 주인아저씨가 우리나라로 치면 119 대원이었다.ㅋㅋㅋㅋ 교대 근무로 근무 없는 날만 데려다주시고 일이 있으실 땐 쉬는 날인 동료분이 대신 데려다주시는 뭐 그런??ㅋㅋㅋㅋ )
트루소 밸리는 캠핑장까지 올라가면 편하다는 이야기를 들어서 계속 이야기를 시도했지만 소통 실패로 어쩔 수 없이 저.... 밑 쪽에서부터 걸어 올라가기 시작했다.
주타도 그렇고, 트루소 밸리도 그렇고 보통 출발시간 이야기할 때 픽업 시간도 함께 이야기해서 스케줄을 정한다.
주타 5시간이면 트루소 밸리도 그 정도면 충분하다고 했으나 나는 혹시 모르니 30분을 더 요청해서 5시간 반을 이야기했더랬다. ( 보통 숙소 픽업 시간 ~ 트레킹 완료 후 데리러 오는 시간 이렇게 잡음 ) 넉넉할 줄 알았지...
9시 반 숙소에서 출발, 3시 트루소 밸리 입구 픽업으로 정하고 출발했다.
카즈베기 숙소에서 한 30분 넘게 달린 것 같다. ( 오늘의 드라이버 아저씨는 가장 안전 운전을 하시는 분인 거 같다. 대부분 막 밟으시던데 너무 천천히 가셔ㅋㅋㅋ )
트루소 밸리 입구라고, 여기서 쭉~ 올라가면 된다는 친절한 설명과 함께 트레킹을 시작했다.
( 이미 10시가 한참 지났다. 시간이 넉넉하려나... )
주타와는 다르게 해를 등지고 올라가서 편했다.
날씨도 좋았다.
계곡을 따라 트레킹을 하는데, 산 중간에 하현달이 떠 있어 더 묘한 느낌의 트레킹이었다.
맑은 오전 하얀 달, 이국적인 계곡... 시작부터 기분이 좋았다.
트루소 밸리에 힘든 길은 없었다. 단지 비포장 도로인데 차가 계속 지나가며 먼지를 날릴 뿐이었다.
아.. 저 차 나도 좀 태워주지.ㅋㅋㅋㅋ 한참 이런 길을 올라가면 캠핑장이 있다던데...
캠핑장까진 약 1시간 정도 걸린 거 같다.
우리의 목적지는 요새.
보통 트루소 밸리 트레킹은 시작점 ~ 요새까지라고 한다.
중간에 다른 곳으로 가는 루트도 있던데 사람들이 대부분 요새로 가더라. 우리도 그리로!!!
트루소 밸리는 계속 비포장의, 먼지 풀풀 날리는 길을 걷는다. 어디서 나오는지도 모를 차들도 계속 지나다닌다.
폐허가 된 마을도 지나가고, 수도원도 지나가고...
소, 말, 양 때들만 자유로이 있는 곳.
그리고 관광객ㅋㅋㅋㅋㅋㅋ
약간 올레길? 걷는 느낌이랄까.
트레킹은 왠지 산을 가야 할거 같은데 여긴 산속 분지 같은 느낌? 계곡 느낌보다는 분지? 느낌이다.
valley 느낌은 입구 ~ 캠핑장 입구 까지였고, 그 이후는 오히려 뭐랄까?? 동네 구경하는 느낌??
나에게 계곡이란 느낌은 가파른 산들 사이, 산속 강이 흐르는... 계곡 , 그런 느낌이 강하다.ㅋㅋ 뭐 주관적이니까.....ㅋㅋㅋ
걷는 게 힘들진 않았는데 쉴 곳이 마땅히 없고,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소요된다.
그리고 중간에 화장실을 찾기가 힘들다. ( 화장실은 캠핑장 안에 있다. )
우리가 하산해서 기사 아저씨를 만나기로 한 시간은 3시.
내려갈 시간을 계산해서 중간에 끊기로 했는데,
요새가 보이는 곳까지 온 시간 1시. 요새를 너무 보고 오고 싶었지만 그럼... 하산 시간이 늦어진다.
조지아 사람들은 시간을 딱 맞추더라.
이럴 줄 알았다면 7시간을 달라고 할걸. 아니 6시간.ㅜㅜ 넉넉하게 잡는다고 했는데 시간 겁나 부족하다.
분명 이정표는 40분 거리라고 한 거 같은데 요새가 보이는 곳에 왔을 때 이미 3~40분 지난 듯. 가까워 보이지만 저기 올라갔다 오면 최소 30분 이상 걸리지 않을까?
아쉽지만 이만 돌아가야 했다. 그래서 요새가 보이는 곳에서 발길을 돌렸다.
앞으론 시간을 진짜 넉넉하게 달라고 해야겠다.ㅜ
캠핑장부터 시작한다면 넉넉하겠지만 우린 캠핑장에서도 한 시간을 더 내려가야 한다. 캠핑장까지 오는데 최소 왕복 2시간 거리다. ( 더 늦게 올라오는 사람도 있으니..... )
시간은 얼마 안 남았는데 가야 할 거리는 많고, 힘든 길은 아닌데 시간에 쫓기다 보니 경보 수준으로 걷기 시작했다.
제대로 쉬지도 않고 계속 걸었는데, 그래서일까? 쉬운 길인데 겁나 힘들다ㅋㅋㅋ
시간 분배 잘 못 하면 이리된다.
그래도 중간에 캠핑장 들려서 화장실도 이용하고, 음료수도 한잔 먹고 내려왔는데 시간이 촉박하다.
내려오는 길 트럭이 하나 오더니 주황색 깃발을 꼽고 있다. ?? 아까는 없던 저건 무엇인가...
꼭 측량하는 느낌이다. 여기도 길 정비한 느낌이었는데..... ( 한쪽으로 돌을 치워놨다고 해야 하나? ) 아스팔트가 깔리려나??
약속 시간은 지켜야 하니 나는 거의 달리다시피 해서 3시 전에 내려왔다. 아저씨 그전에 벌써 도착해서 기다리신다.
좀 늦게 와도 되는데 역시 시간 칼이시다.
숙소에 돌아오니 한국인 한분이 계신다.
이지 조지아 가이드북 작가님이시네.
책이 나와서 주인아저씨에게 보여주러 왔는데 이미 봤다고ㅋㅋㅋ 내가 벌써 보여줬단 이야길 들으셨단다.
사인도 받고, 여행 정보도 좀 얻었다.ㅎㅎ
주타와 트루소 밸리는 전혀 다른 매력을 가지고 있다.
뭐가 더 좋냐고 그러면 글쎄... 나는 선택을 할 수 없다. 전혀 매력이 다르니까.
트루소 밸리를 좀 더 넉넉한 시간을 가지고 여유롭게 봤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는 정도랄까?
( 캠핑장부터 걸어도 좋겠지만. 그 이전 길도 너무 나름의 매력이 있어서 걷는 거 좋아하면 처음부터 시작해도 좋을 거 같다. 물론, 시간이 넉넉하단 전제하에... )
엄마는 트루소가, 이모와 사촌동생은 주타가 훨씬 좋았다고 한다. 사람마다 의견이 나뉜다.
카즈베기 숙소 주변에 새로 리모델링하는 집들이 많았다.
주타, 트루소 밸리를 갔다 오면서 느낀 점은 조만간 여기 많이 바뀔 거 같다는 느낌?? 정비 안된 이런 느낌이 없어질지도 모르겠다는.. 빨리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비가 좀 되겠지만 자연스러운 느낌일지 아님 아스팔트도 깔리고, 정비된 트레킹 루트가 생길지.... 알 수는 없다.
전자든 후자든 만약 내가 나~~중에 다시 온다면 내가 본 그 모습들이 많이 사라져 있을 거 같은 느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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